토요일날 아침부터 날씨가 궂습니다.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말듯 하더니, 쏟아붓기 시작합니다. 출사약속이 되어 있었는데... 거의 캔슬단계였다가, 그냥 또 강행을 해버렸습니다. 사실 '강행'이라는 말이 어색합니다. 그다지 고민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^^ 비때문에 사진을 못 찍는다해도 비오는 날의 드라이브는 그 자체로 제게 의미가 있으니까요.
비가 쏟아지는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통과하여 파주에 도착했습니다. 비가 와서 사람도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수목원은 매우 한산했습니다. 사실 수목원은 가평 아침고요수목원과 청양의 고운수목원을 가보았지만, 이 수목원들은 예쁜 꽃들과 나무보다는 커다란 산에 등산에 가까운 산책코스를 만들어 놓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곳이라 많이 기대가 됩니다. 표를 사고 들어서는 순간, 아~ 눈앞에 꽃들이 가득합니다.
사진을 찍으려고 좀 시도를 하다가 갑자기 비가 더 쏟아지고 천둥번개가 요란해서 잠시 정문앞에 있는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시면서 몸을 좀 녹히기로 했습니다. 넓지막한 카페에서 허브티와 라떼를 마시면서 밖으로 비소리를 들었습니다. 비오는 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창문밖으로 비오는 걸 보는건 예나 지금이나 너무 좋네요 ^^
사진찍기엔 광량도 확보되지 않고 카메라에 비도 튀고 최악의 조건입니다만 식물들은 목마름을 달래고 한껏 푸르른 생명력을 발산합니다.